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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이 무섭다. 자본주의와 치킨, 그리고 SSM(2) by 톨리

(무지하게 바쁘다. 글을 안쓰는 것이 아니라 못쓰는 것이다. 이번 포스팅은 아주아주아주 자세하게 쓰려 했건만, 도저히 시간이 없어서 화두와 결론만 던지고 만다.)


싼 물건을 찾는 것이 소비자의 논리라고 한다. 
지금은 논리는 있되, 그것에 걸맞는 이념은 없다. 

이념이 없는 글들이 많다 하여 "무식하다"는 과격한 표현을 쓰긴 했지만
나는 순식간에 입좌빨이 되었다. 참으로 놀랍고 재미난 세상이다. 나는 태어난 후로 한번도 내가 좌익이라던가 빨갱이라던가 같은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옳은건 옳다고 틀린건 틀리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수요 공급 곡선에 따르면, 트랙백에 있는 한 논리가 맞다.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일자리가 창출 된다는.. 
근데 그게 옳은가? (답이라는 질문이 아니라, 도덕적, 도의적, 미래적인 상황을 떠올려보라.)

A라는 물건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있다. 잘나간다. 아주 튼튼하다. 물건 A를 만든다. 물건 A는 기술이 있어야 만들 수 있다. 대기업은 만들 수 없을까?  그네들이 좋아하는 경제학적인 기본 원리에 따라 기술이 진보하면 비용이 떨어진다.  그네들이 좋아하는 경제학적인 원리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 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비용이 절감된다. 

중소기업의 장점은 A라는 물건을 만들때의 기술이 탁월하며, 그로써 비용이 절감된다.
대기업의 장점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자본이 우위에 있는 대기업은 낮은 비용을 통해 중소기업과 비슷한 가격으로 물건을 판다. 심지어는 더 낮은 가격에 팔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시작 자본금 자체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본금 깍아 먹기 경쟁을 해도 대기업이 이긴다. 결국 대기업이 이긴 후에는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는가? 그렇다. 규모의 경제에 따라 노동 투입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자본이 기술을 가져오고, 기술 개발은 노동 투입량을 감소시킨다는 점이다. 규모가 커지고, 기술개발이 일어날 수록 노동 투입량은 감소한다. 기술 개발을 안하면 된다고?

SSM을 통해 출혈경쟁을 한 끝에 B라는 대기업이 유통을 모두 잠식해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다고 치자. 경쟁자가 모두 사라진 것을 보고 외국계 유통기업이 덜컥 들어온다. 아.. 유통기업이 둘로 늘었으니까 외국계 유통기업의 일자리가 또 늘었겠군! 하고 생각하겠지만, 돈만 벌고 떠날 외국계 유통기업의 대다수의 사원은 보나마나 비정규직의 소임금 노동자다. 사회적 도의가 국내 기업보다도 적다. 
B라는 대기업보다 더 큰 자본금을 가진 외국계 유통기업이 똑같이 출혈경쟁을 한다. 독점이라 치더라도, 자본의 힘으로 밀면 안될 것은 없다. 대기업은 자본 잠식을 막기 위해 사원을 자르고 유통 구조 등을 개선한다. 구조조정을 한단 말이다. 일자리는 또 줄었겠네?

독점적 지위로 인한 폐해는 이번 배추 사건을 보면 된다. 누군가가 배추 가격을 놓고 흔들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비슷한 예는 된다. (결과론적으로) 한 기업이 배추를 모두 사재기 해버리면, 배추 가격은 똑같이 뛸테고, 정부가 대응하기 전까지는 대책이 서지 않게 된다. (생산되는 배추가 없어서 못판 상황이나 같다는 거다.)

소비자 주권에 따라 우리는 논리에 맞게 싸고 좋은 배추를 찾아야 하는데, 한 두개의 대기업이 독점해버리면? 
찾을 수나 있을까?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말만하면서 키우지는 않는 정부나, 옹호하면서도 SSM과 같은 것은 찬성하는 사람이나 같은 게 아닌가?

중소기업 안키우고 대기업의 하청기업으로 들어가면, 중소기업은 왕창 뜯김만 당하고, HK차처럼 부실한 차나오고
대기업 휘청거리면 하청기업부터 망하고, 다 같은 이야기 아닌가?
확대해서 생각하면, 대기업 취직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가 비정규직에 곧 짤리는 1편에 나올 삼촌처럼 될텐데 어찌 소름끼치지 않는 일인지. (생각해보라. 삼촌이 20년 근속했다. 어차피 일할 사람은 많으니 짜르고 1년짜릴 쓰는게 임금이 훨싸다. 1년쓸 사람 정규직 쓰느니 비정규직 쓰는게 훨 싸다. 안짤릴 꺼라고? 옹호하면 다 똑같이 된다.)

소비자 주권과 논리. 맞다. 틀린말은 아니다. 내가 처음 언급한 기사에도 있지만, 논리와 주권은 있되 이념과 의무는 없다는 것이 문제다. 왜 유기농 식물을 먹는가. 좋은거 먹을려고? 적어도 돈을 더 들여서라도 좋은 물건을 만든 사람에게 지불해야할 용의가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조작이나 농약 떡칠된 식품이 먹기 좋은 경우도 더 많다. 무엇이 좋은가? 사회와 환경을 지킬 의무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먹는다. 

왜 공정무역 커피가 많아지는가? 맛이 좋나? 아니다. 사실 그렇지 않은 커피들이 맛은 대부분 좋다. 그럼에도 공정무역 커피를 먹는 이유는 세계와 사람에 대한 의무와 이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싸고 품질 좋은 것을 원하면 패스트푸드점에나 가서 품질 좋게 만들어라 할일이다. 거기에는 소비로서의 이념만 담겨 있을 뿐 착취와 건강, 그리고 의무와 이념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오 바쁜데......  

원래는 이거 스크랩할려고 .. http://news.nate.com/view/20101101n05951

덧글

  • 소드피시 2010/11/01 15:37 # 답글

    그러나 현실은

    1. 국산 대형 마트가 외국계 마트 몰아냄.

    2. 대기업 하청 못해서 안달난 중소기업이 더 많음.
  • 無限의主人 2010/11/01 18:05 # 답글

    만약 동네 피자집에서 배달 알바를 전부 정직으로 채용하고 이마트가 캐셔 및 기타 근로자를 전부 정규직으로 채용해주면 좋겠군요.
  • 캐안습 2010/11/01 21:09 # 답글

    대기업이 가격 폭등시키면 새로 사업자가 진출할 거라는 생각은 안해보셨습니까???
    전번 SSM때도 그랬지만 동네 구멍가게 다 망하게 하고 들어선 동네 슈퍼가 SSM에 의해 다 망하고 SSM이 독점하게 된 상태에서 SSM이 물가 졸라게 올려버리면 다른 유통구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니까요?

    SSM이 특정 기업의 독점물건이라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도 SSM이 여러 기업에서 동시에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게임끝이고 두번째로는 어디 SSM이 물가 올려놓으면 사람들의 선택은 그 SSM 가느니 차 타고 다른 곳 가서 삽니다. 지금이 조선시대마냥 특정 지역 장서는 것도 아니고.

    이미 이마트에서 치킨 7천원에 팔고 있지만 부어치킨, 치킨매니아같은 저가형 치킨이나 BBQ나 굽네같은 고가형 치킨가게가 망하지 않는 이유부터 생각해보시길. (설마 시장치킨이 이마트치킨때문에 망했다라는 답변이 올라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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